![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https://file.mk.co.kr/meet/neds/2020/12/image_readtop_2020_1336736_16093173604490460.jpg)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재판 파기환송심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재계와 학계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과도한 사법 리스크가 삼성은 물론 한국 경제의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다는 우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국정농단 재판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이 마무리되면서 이 부회장은 이제 내년 초로 예정된 선고만 앞두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중형(重刑)을 벼르는 가운데 위기를 넘긴다고 해도 새해 벽두부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부정 재판 등 사법 리스크가 산적한 상태다. 재계·학계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는 `힘센 정부가 과도하게 기업 경영에 개입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길어질수록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은 성장동력을 상실하고 정체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라는 점이다. 내년 1월부터는 삼성물산 불법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과 관련한 재판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 사건은 국정농단 사건보다 사안이 훨씬 복잡한 데다 증거 기록만 368권, 약 19만쪽에 달할 정도로 방대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서는 국정농단 사건에 비춰볼 때 이번 재판 역시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까지 소요될 수 있다고 관측한다. 삼성이 `잃어버린 10년` 기로에 놓였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 부회장이 당장 실형 이상 형을 선고받으면 삼성전자 등 삼성의 경영은 `일상적 유지`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재계·학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경묵 서울대 교수는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수조 원 단위 신규 설비투자는 꿈도 못 꾼다"며 "대만 TSMC를 따라잡기 위한 공장·연구개발(R&D) 투자도 상당 부분 지연이나 취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총 133조원을 R&D와 생산설비에 10년간 투자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분야 세계 최강인 TSMC를 따라잡고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1위를 달성한다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밝힌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 임원은 "삼성전자는 2016년 9조4000억원에 미국 차량용 전자장비 기업 하만을 인수한 이래 대규모 M&A 사례가 전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10조3000억원에 인수하고, 현대차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는 상황이 부럽기만 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재계 5위 롯데그룹은 오너의 사법 리스크로 미래 먹거리를 포기한 전형적 사례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박근혜정부에 면세점 사업 청탁을 대가로 뇌물을 줬다며 2018년 2월 법정구속됐다. 당시 롯데케미칼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미국 화학 기업 액시올에 대한 3조원대 인수 작업이 신 회장 구속 이후 결국 무산됐다. 롯데케미칼은 액시올 인수 실패로 석유화학 사업을 고도화할 기회를 놓쳤다. 송재용 서울대 교수는 "국내 기업은 신성장동력 등 미래 청사진을 오너 경영인이 짜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오너 경영인의 사법 리스크는 기업의 성쇠를 좌우할 정도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 정부가 불화수소 등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을 제한하자 이 부회장이 곧바로 일본을 방문해 현지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긴급 물량을 확보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반도체 생산 차질을 막았던 것을 다들 기억하고 있지 않느냐"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위기 대응이 오너 경영인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인 만큼 향후 이 부회장에 대해 중형이 선고될 경우 삼성의 경영 불확실성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경묵 교수는 "기업이 정부의 눈치를 보는 `관치`와 `정경유착`이 기업의 불법 행위를 야기하는 핵심 요인"이라며 "기업이 투자를 하려고 해도 정부·정권에 잘 보여야 성사가 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현 기자 /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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